대구경북 행정통합, 함께 성장할 길을 열다

특별법안 국회 법사위 계류, 연내 통과에 총력, 2028년 통합특별시 출범 목표

김덕수 기자

2026-09-23 13:28:57




경상북도 도청



[Q뉴스] 추석이면 고향으로 향하는 길이 분주해진다.

대구에서 출발한 차들은 안동·상주·영덕으로 향하고 명절이 끝나면 다시 대구와 수도권으로 돌아간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 풍경에는 대구와 경북의 오랜 관계가 담겨 있다.

1981년 행정구역은 나뉘었지만, 사람들의 일상과 생업은 여전히 서로 이어져 있다.

그러나 고향의 명절 풍경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마을에는 어르신이 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예전만큼 들리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난 자녀와 조카들은 일자리와 배움의 기회를 찾아 타지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한다.

명절마다 마주하는 이러한 변화는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묻게 한다.

행정통합 논의도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숫자로 확인되는 고향의 변화 지역의 변화는 인구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2024년 발표한 장래인구 중위추계에 따르면, 대구경북 인구는 2025년 약 492만명에서 2052년 약 396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북은 약 258만명에서 217만명으로 대구는 약 234만명에서 18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7년 사이 대구경북 전체 인구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96만명이 줄어드는 셈이다.

청년층의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20~39세 인구의 순유출 규모는 대구 4673명, 경북 1만 759명에 달했다.

두 지역을 합하면 하루 평균 약 42명이 순유출된 셈이다.

고향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 그만큼 절실해지고 있다.

경제 지표에서도 과제가 드러난다.

2024년 지역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명목 지역내총생산 규모는 경북이 전국 5위, 대구가 11위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은 경북 5230만원, 대구 3137만원으로 대구는 광주 3768만원보다 낮다.

인구 감소와 성장 기반 약화에 대응하려면 대구의 도시 서비스·시장 기능과 경북의 산업 기반·공간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의 발전전략으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을 넘어 지역의 성장 방식을 바꾸는 일이다.

대구의 교육·의료·연구개발 역량과 소비시장, 경북의 산업 기반과 농산어촌·에너지·해양·문화자원을 하나의 발전전략으로 연결해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초광역 지방정부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통합신공항과 대경선 광역철도, 영일만항과 동해안 에너지벨트, 구미·포항·경산·대구를 잇는 산업축, 북부권의 바이오·문화·관광자원은 대구경북의 미래를 이끌 핵심 자산이다.

이들 자산의 가치를 높이려면 개별 사업을 넘어 교통과 산업, 정주 여건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이미 긴밀하게 연결된 생활권과 경제권에 맞춰 행정과 재정의 역량을 모으자는 것이 통합의 취지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특별법 제정은 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자산이 아무리 풍부해도 이를 하나로 엮어 낼 권한과 재원이 지역에 없으면 구상은 계획에 머물기 쉽다.

전력자립률 251%로 전국 1위인 경북의 전력 여건이 좋은 예다.

풍부한 전력 기반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력 수요가 큰 산업을 유치하는 데 중요한 강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강점을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연결하려면 산업 입지와 에너지 정책을 지역이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법안이 통합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고 분야별 특례를 폭넓게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별법안, 국회 심사와 입법 과제 이러한 구상을 뒷받침할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에는 통합특별시의 명칭과 관할구역뿐 아니라 산업·과학기술·에너지·문화관광·공항·교통·농산어촌·해양수산·환경·의료·복지·재난안전·인사·조직 등 다양한 분야의 특례가 담겨 있다.

경북 각 지역의 발전을 뒷받침할 조항도 포함됐다.

도청신도시 행정복합 발전특례는 행정·교육·의료·문화·산업 기능을 결합해 도청신도시를 북부권 성장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근거다.

세계한류역사문화중심도시 조성 특례는 한복·한식·한옥·한지·한글의 ‘5한’ 자원과 신라·가야·유교 문화유산을 관광과 산업으로 연결하는 기반이 된다.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수산발전기금 활용, 관광지·관광특구 직접 지정 등 지역 현장의 정책 추진을 뒷받침할 특례도 담겼다.

현재 특별법안은 2월 24일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며 법사위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남겨 두고 있다.

경상북도와 대구시는 연내 법안 통과를 위해 공동 대응하는 한편 통합에 필요한 실무 준비도 이어가고 있다.

공동의 목표 아래 속도를 내는 통합 준비 지난 7월 29일 시·도지사는 정기국회 내 특별법 통과와 2028년 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목표를 다시 확인했다.

민선 9기에도 양 시·도가 통합 추진 기조를 유지하고 공동의 목표에 맞춰 후속 준비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9월에는 실무 추진체계도 강화했다.

대구경북통합추진단의 단장 직급을 기획조정실장에서 부단체장급으로 격상하고 새롭게 구성된 추진단의 첫 회의에서 법사위 대응 전략과 주민 소통 방안, 출범 준비 과제를 함께 논의했다.

국회 심사에는 시·도가 한목소리로 대응하고 주민에게는 통합의 내용과 추진 상황을 충분히 알리며 2028년 출범 일정에 맞춰 관련 규정을 미리 정비해 통합 과정의 행정 공백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먼저 통합의 길에 나선 지역의 경험도 중요한 참고가 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7월 1일 출범해 내년 5조 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출범 초기 조직 개편과 청사별 기능 배분, 인사 교류 등을 조율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경북은 2028년 출범까지 남은 기간을 활용해 이러한 과제를 미리 살피고 같은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상북도는 대구시와 함께 법안 통과 이후의 과제도 미리 챙기고 있다.

세부 추진 사항은 시·도 협의를 통해 조율하고 통합 이후를 내다본 권역별 발전전략 연구에도 나선다.

특별법 제정이 실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입법과 실행 준비를 함께 추진하는 것이다.

특별법 통과를 넘어 균형발전의 실현으로 앞으로의 과제는 특별법 통과에 역량을 모으면서 통합의 효과가 각 지역과 주민의 삶에 고르게 닿도록 실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완화하고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과제다.

정부와 국회에 통합의 필요성과 지역의 준비 상황을 충실히 알리고 실질적인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의 통합 지원방안이 대구경북에도 차별 없이 적용되도록 재정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권한 이양을 위한 협의도 이어갈 필요가 있다.

북부권 소외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방안도 발전전략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북부권,동부권,서부권,대구·남부권이 저마다의 강점을 살리면서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도청신도시를 중심으로 북부권의 행정·문화·바이오·산림·농식품 기능을 강화하고 영주·문경·상주는 중부내륙 교통축과 관광·농식품 산업을 연계해 성장 기반을 넓혀가야 한다.

봉화·영양·청송은 산림과 생태·치유 자원을 지역 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시·군·구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복지·민원·생활환경 등 주민과 밀접한 행정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고향의 변화로 이어질 대구경북의 미래 통합에는 충분한 준비와 일관된 추진이 필요하다.

대구경북은 2019년 전국에서 가장 먼저 광역통합을 제안한 이후 공론화와 권역별 토론, 공동합의, 시·도의회 논의, 특별법 발의와 국회 심사까지 7년 가까이 논의를 이어 왔다.

이제는 그동안 축적한 논의와 합의를 구체적인 제도와 실행계획으로 이어갈 시점이다.

올 추석 고향 밥상에서도 행정통합을 두고 기대와 걱정이 함께 오갈 것이다.

기대는 추진의 동력으로 삼고 걱정은 계획을 더 세심하게 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통합의 성과는 결국 고향에서 살아가는 주민의 일상에서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이 정착하며 가족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을 때 고향의 변화도 실감할 수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지향하는 것은 주민이 고향에서 더 나은 내일을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다.

대구와 경북이 함께 성장할 길도 여기에서 열린다.
이전
다음
BlinkHub